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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사전심의 하루빨리 폐지돼야
김이환
2004-12-30 4692
방송광고사전심의 폐지돼야

김이환 (사)한국광고주협회 상근부회장/중앙대 겸임교수


지난 9일 (사)한국광고주협회를 포함한 4개 광고관련단체는 광고계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오던 방송광고 사전심의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광고계는 이를 통해 방송광고 사전심의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전검열에 해당되며, 공권력으로 규제함으로써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정부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한 셈이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매체사와 광고업계의 자율심의와 법적 사후심의를 병행하고 있다. 광고계 스스로의 사전심의를 거쳐 광고를 방송한 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광고에 한해 청문회 등을 열어 법적 제재를 가하는 시스템으로,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방송광고사전심의제도가 지금까지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검열에 가까운 방송광고사전심의제도는 언론통폐합이 진행됐던 지난 1981년부터 시작되어, 광고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2000년 8월부터 방송위원회가 심의업무를 광고자율심의기구로 이관, 위탁 운영하고 있다.

방송광고심의가 방송위원회에서 민간기구로 위탁된 지 4년이 흘렀다. 그러나 우리의 방송광고심의 문화는 바뀐 것이 거의 없어 광고계는 또다시 불만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기존 방송위원회의 법적심의에서 문제되었던 심의의 전문성 부재도 그렇고 사무국의 행정편의주의 또한 그렇다. 연평균 약 45,000여개의 광고물이  사전심의를 받고 있고, 이중 약 50% 정도가 방송되고 있다. 이에 따른 내용 수정과 방송 지연은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고, 나아가 마케팅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00여개에 달하는 광고 규제법과,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이외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청, 제약협회, 화장품공업협회, 증권업협회 등의 광고를 심의하는 기관과 단체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 단체의 심의를 통과한 광고물도 유연성이 결여된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심의의 잣대에 따라 제재를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선의의 피해가 너무 크다. 법으로 강제되어 있으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식의 심의제도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광고인들은 광고자율심의기구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심의의 기본 잣대가 되는 심의규정의 제정, 심의실 운영에 필요한 재정과 운영 또한 방송위원회가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어 자율심의기구의 운신의 폭은 좁을 수 밖에 없다.

 2004년 한국경제는 대내외적 환경 악화와 정치권의 혼란으로 말미암아 안개속 횡보를 지속해왔다. 내수부진은 계속되고, 그나마 한국경제의 추락을 막았던 수출 또한 환율불안과 유가상승으로 힘겨운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일기획의 집계에 따르면, 2004년 국내 광고비는 약 6조 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2%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의 자유는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광고가 바로 내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AMCHAM등 해외 기업 단체에서는 KOBACO 방송광고 독점 판매, 사전심의, 중간광고 도입 등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DDA협상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 되고 있다.

광고는 기업언론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 상업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시대의 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하고, 그 어떤 문화보다 창의적이야 하기에 매우 어려운 창작활동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세계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영화 '올드보이', 영화에도 사전심의가 있었다면 근친상간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제작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루빨리 광고의 창의성을 높여,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방송광고 사전심의가 폐지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