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KAA명예기자] TV간접광고 규제에 대한 젊은 목소리

2005.06.02 Views 3045


TV 간접광고 규제에 대한 젊은 목소리


[게임PPL의 예]

이젠 게임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도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국내온라인게임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훼미리마트와 공동으로 ‘카트 주먹밥 세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주먹밥내의 카트아이템 쿠폰을 노린 게임머들이 몰려들면서 3일만에 120만개가 팔려나가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는 영화에서부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PPL의 적용 매체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한 예일 뿐이다. 그러나 공중파 TV에서 만큼은 간접광고에 대해 아직도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더욱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과 체계적 제도를 마련해서 이제는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 두 주장이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간접광고를 소비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간접광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알아봤다. 인하대학교 학생들 7명이 공중파 TV간접광고에 대해 토론 형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는데, 여러 의견들이 제시된 활발한 토론이었다.

  


“광고의 홍수다. 편안하게 즐기고 싶다.”

인하대학교 생활과학부 1학년 이단비 학생은  “언젠가부터 TV를 보면, 노골적인 간접광고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어요. PPL이라는 것이 적절한 제품의 배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잔상효과를 노리는 것인데, 요즘 TV 드라마나 이외의 쇼프로그램을 보면, 마치 광고를 위해 억지를 쓰는 것 같더군요.” 라고 말했다.

간접광고의 대표적인 형태의 하나인 PPL(Product Placement:제품배치)는 원래 영화제작시 필요한 소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요청하는 데서 유래된 것. 이처럼 특정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TV간접광고를 반대하는 학생들은 최근의 드라마 경향을 지적했다.  TV를 보다보면 억지스런 간접광고를 위해 극의 흐름과는 전혀 상관없는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너무 의도적인 간접광고는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오히려 특정 브랜드에 대해 반감을 준다고 한다.

이 외에 공공성과 공익성을 이유로 간접광고를 반대하는 학생도 있었다. 공중파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엄연한 공공재라는 것. 합법적인 루트를 통해 광고비를 지불하고 광고시간을 할당받아서 광고하는 것은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제도도 없는 TV PPL에 대해, 단순 협찬형식으로 막대한 자본이 오고가는 간접광고가 실행된다면, 이는 전파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중파 TV프로그램의 간접광고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경쟁적인 TV속 간접광고는 오히려 시청자에게 더 외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하대 생활과학1년 이단비]



“엄청난 광고의 효과를 인정해야...”

이와 반대로 간접광고를 인정하자는 측은  그 광고의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한동윤 학생은 “엄청난 광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PPL을 왜 규제하는지 모르겠네요. 이미 우리나라의 TV프로그램은 우리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외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프로그램에 체계적인 PPL 광고제도가 마련된다면, 내수 시장 뿐만 아니라 외국시장에서의 광고효과는 상상을 뛰어 넘게 될 것입니다. 하루빨리 간접광고를 허용해서 이를 발전시키는 체계적 제도가 필요합니다.” 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인하대 경영3년 한동윤]

간접광고는 효과적인 광고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현재 아시아권의 트렌드인 한류를 언급하며, 우리 TV프로그램 하나를 외국으로 수출했다면, 그건 프로그램 하나 이상을 수출한 것의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프로그램 속 대부분이 광고효과와 연결이 된다고 보았을 때, 그 속에 등장하는 제품들의 광고효과나 효율성은 그 어떤 마케팅전략보다 뛰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물건을 팔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하는 광고보다는 자연스레 극 상황에 스며들어있는 간접광고에 더 큰 구매의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찬성 학생들의 공통된 입장. 간접광고 방지를 위해 상품에 청테이프나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은 해당 브랜드와 상품에 대해 더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고, 또 모자이크 등의 처리방법 자체가 시청자의 눈에 더 거슬린다며 간접광고를 허용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시청자? 소비자? 결론은 역행해선 안 된다.”

이미 영화 속 PPL은 효과성과 효율성면에서 인정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마케팅 기법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쉬리의 PPL성공 이후로 PPL전략이 점차 확대,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인하대 생들의 토론을 살펴보면, 방송과 시청자의 입장으로서는 규제 쪽에, 광고주와 소비자의 입장으로서는 허용 쪽에 힘을 실어 준 듯 보인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결론지을 순 없다. 하지만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시대를 역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모두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취재 / 신창훈 (KAA저널 제1기 대학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