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광고비, 더 이상 비용이 아니다

2003.04.08 Views 4062

광고비는 미래를 위한 투자(Investment)

정세영 / CJ주식회사 광고팀장 (simon382@cj.net)


오래 전 읽은 책이라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진 않지만 유명한 광고인(광고주인지도 모르겠다) 중에 이런 말을 한 것으로 필자는 기억 하고 있다.
“나는 광고비중의 절반은 제대로 쓰이고 있으며 절반은 낭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낭비되는 그 절반이 어느 쪽인지 난 잘 모르겠다”  

이 말처럼 광고비에 관한 우리의 인식을 시니컬하고 날카롭게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도대체 광고비를 쓰긴 쓰는데 효과는 있는 것인지,,,”
“확실히 광고를 하지 않으면 덜 팔리는 것 같기는 해,,,,”
“당신 같아도 광고를 하지 않는 브랜드는 안 사게 되지 않아?”
“어떻게 광고 안하고 많이 파는 방법은 없을까,,,광고 안하고 많이 팔 수만 있다면 광고비만큼 이익이 그대로 남을텐데,,,”
“좋아,,,그렇담 광고를 하자구,,,그런데 얼마를 하면 되는건데?,,,”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은 광고주는 없을 것이다.
근래에는 조금 나아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내 대부분의 기업체에게 광고비는 단순한 비용 이상의 수준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진 때가 있었다.(물론, 현재에도 이런 회사는 생각보다 대단히 많다)

과연 광고비는 단순한 비용(Cost)일까? 아니면 미래를 위한 투자(Investment)일까?

만일 광고비가 단순한 비용이라면 줄이면 그만이다.
말 그대로 비용을 줄이면 그 만큼이 고스란히 이익으로 남는다. 그러나 마케팅을 제대로 하는 회사라면 이렇게 하진 않는다.  

그렇담 투자일까? 무엇을 위한 투자일까? 미래를 위한 투자? 이처럼 막연한 얘기도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광고비는 일개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있어 비용이 될 수도 있고 미래를 위한 견실한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단, 뭐에 따라서?
그것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집행되느냐에 따라서이다.

최근 들어 옛날방식의 매스마케팅(Mass Marketing)방식에서 벗어나 대인마케팅 혹은 타겟마케팅이 등장하고 무엇보다도 브랜드 자산 (Brand Equity)의 힘과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하고 이것들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구축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광고로 인식 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관점은 확실히 투자 개념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광고비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 비용 중 그 규모나 효과 측면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비처럼 비과학적이고 심지어 무원칙적으로 집행 되는 투자비도 없을 것이다(생각해보라. 공장에 20~30억의 설비라인을 하나 투자할 때 고려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자, 여기서 CJ주식회사의 적정 광고비 제안 시스템에 대해 간략하게 얘기해 보겠다.

"연간 적정 광고비의 과학적 제안이라 함은 한마디로 한 브랜드가 차기년도의 마케팅 및 광고목표,또는 경쟁관계를 고려했을 때 이 정도의 금액을 광고비로 집행함이 적절할 것이다" 하는 것을 광고 대행사의 입을 통해 각 브랜드 담당자들에게 제안 하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에는 그 동안 인정 되어 온 광고비 산출의 각종 모델이 필요에 따라 적용 되며, 이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숫자의 오류를 피하기 위해 각 브랜드의 마케팅 상황을 고려한 정성적 요소들이 포함 된다.

아래에 제안 프로세스를 간략히 설명해 보겠다. 단, 세밀한 Logic은 지면상 생략하는 것으로 한다.


[단계 1] 브랜드별 시장상황 및 마케팅 목표 파악

CJ 주식회사에는 수 많은 브랜드가 있다. 다시다,햇반,다담,햄스빌,비트,백설식용유,식물나라,컨디션 등… 광고를 하는 브랜드만 약 20여 개에 달한다.
이 각각의 브랜드들은 각기 다른 마케팅 상황과 타겟층을 지니고 있고 마케팅 상황과 마케팅 목표는 상이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광고대행사 매체팀, CJ의 광고팀은 각 브랜드 매니저(BM)들과 차기 년도의 마케팅 목표나 시장상황에 대해 아주 심층적인 인터뷰를 가진다(한 브랜드당 거의 꼬박 하루가 걸린다) 이러한 인터뷰를 통해 광고대행사 매체팀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정성적인 background를 습득하게 된다.  


[단계 2] 브랜드별 Effective Frequency 및 Effective Reach 도출

일반적으로 광고메세지가 타겟층에게 유효하게 전달되기 위한 frequency는 최소 3번 이상, reach는 50% 이상으로 관례화 되어있고 모든 매체 집행 플랜이 이러한 관행하게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관례의 맹점은 카테고리별,제품 단계별 고려가 전혀 반영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CJ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케팅 및 광고변수 각 5가지 속성으로 각 브랜드별로 상이한 effective frequency를 뽑아낸다. 즉,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냐 신규 브랜드냐,구매주기의 정도,광고의 탄력성 등 여러 요소가 결합 되어 각 브랜드별로 상이한 effective frequency 도출 된다.
또한 effective reach도 그냥 50%로 고정 시키는 것이 아니고 해당 카테고리의 3년간 월별 reach pattern 분석을 통해 해당 카테고리에 가장 가깝게 customizing된  effective reach를 산출하게 된다    


[단계 3] 브랜드별 상대적 가중치 부여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CJ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있고 올해만 해도 수백개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각 해당 브랜드 매니저들에게 본인의 제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다. 그러나 한 발짝 벗어나 CJ 전체의 Brand Portfolio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브랜드별 상대적 시급성이나 시장 매력도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것은 브랜드간 잠재력이나 우열의 차이라기 보다는 전략적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물론 당장 시장에서 철수 시켜야 할 브랜드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3단계 작업으로 Brand Attractiveness와 Advertising Attractiveness 를 두 축으로 CJ 전체 브랜드의 상대적인 전략적 중요도를 도출한다.
이를 통해 공격적으로 광고비를 지출할 것인지,광고비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인지,광고비지출을 줄일 것인지를 전체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접근한다.


[단계 4] 실제 제안 단계

이렇게 하여 완성된 각 브랜드의 연간 적정광고비는 각 브랜드 매니저가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발표된다. 시기적으로는 익년의 경영계획이 완료되기 이전에 제시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전해 약 9월 중순쯤 제시된다. 즉, CJ의 익년 마케팅 플랜은 전년 10월 정도면 거의 setting이 끝났다는 얘기다. 발표는 거의 하루종일 이루어지며 이 자리에서는 광고비 도출 logic 및 적정 광고비 여부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져 대부분의 브랜드에 있어 Consensus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제안 되어진 적정 광고비는 각 브랜드 담당자별 내부 협의를 거쳐 대부분 경영계획상의 광고비 계획에 반영되고 익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제안된 대로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feedback이 다시 이루어진다.

많은 이론과 인력이 동원되어 이루어지는 이러한 연간 적정광고비 제안이 나름대로 지니고 있는 한계점도 있다.
2차 연구자료 및 분석모델의 미비로 인한 TV광고비 이외의 광고비는 적절히 제공 되지 못하는 점, 광고비 집행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판촉비와의 통합 제안이 필요한 점등은
향후 해결하고 도전해야 할 숙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 주식회사는 매체대행사와의 협업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함으로서 그 동안 단순한 비용으로 치부 되어오고, 그래서 연말이 가까워 올수록 비용감축하면 제 1순위로 떠오르는 광고비 삭감이라는 무지막지한 행태(?)를 거의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필자는 이것이 막강 브랜드를 구축하는 선결과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