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광고는 과연 악마인가
200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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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광고는 과연 악마인가
-광고단체연합회 김동현 전무이사
자본주의 기본논리는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이 없다”는 것이다. 운 좋게 점심에 초대받았더라도 최소한 호스트의 생색을 겸한 인사말, 즉 런천 스피치는 들어야 한다. 인터넷에 그 많은 정보가 흘러다니지만, 그나마 알맹이가 있는 데이터에 접속하려면 돈을 지불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 대신 돈을 내주는 기업의 광고를 봐주어야 한다.
방송광고도 마찬가지다. 물론 광고가 짜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방송에서 광고를 모두 걷어낸다면 현재 월 2500원의 시청료를 100배 정도 올려야 한다. 우리 시청자의 95%가 광고에 거부감을 표시한 조사도 있었지만, 만약 그 대신 월 25만원 씩 수신료를 부담하라고 하면 과연 어느 쪽을 택할까? 실제로 미국에는 광고를 없애는 대신 시청료를 크게 올려받는 케이블방송도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공짜점심이 없다는 논리는 그대로 통한다. 국영방송인 CCTV 11개 채널에 모두 광고가 들어가며 광고 총량 비율도 우리보다 많은 20%나 된다. 중간광고가 허용되는 것은 물론이다. 솔직히 전 세계에서 중간광고가 금지된 나라를 찾기 힘들 정도이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 시청자권리는 왜 무시당하고 있을까. 시청자권리도 중요하지만 질 좋은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는 그 정도 댓가를 치러야한다는 자본주의 원리를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라 존립목적이 이윤창출이므로, 지금과 같이 광고가 한군데 몰려 있다가 리모컨에 의해 박멸당하는 현장을 참아내는데도 한계가 있다. 애써 만든 광고가 허공에 사라짐으로써 자원낭비도 되지만, 3년 째 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내수소비 회복의 촉매제가 광고라는 것을 생각하면, 광고 건너뛰기는 국가경제에도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기업활동의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제거하여 기업이 번창하도록 해야만, 일자리도 늘어나고 세수도 증가하며 광고 전체의 파이도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주선한 광고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정동채문광부장관의 중간광고 허용검토 발언에 대해 모든 신문들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오해부분도 있고 해서 그동안 논의된 광고계의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우선 중간광고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프로 중간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프로나 시사, 뉴스를 제외한 특집극이나 연예오락 프로에 한해 1시간에 1회 90초 정도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프로그램을 토막토막 자르지 않고 질높은 대형물을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고 방송사는 프로의 다양성과 차별성으로 매출증대를 기하며 기업은 광고효과의 극대화로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방송사들은 영화나 대형 특집물을 1,2부로 나누고 있는데 사실은 편법으로 중간광고를 집행하는 것이므로 이제는 제도화해야할 때가 되었다. 게다다 요즘 한류열풍으로 우리 방송물의 해외수출이 늘고 있는데, 외국에서는 중간광고를 넣기 때문에 이런 것을 감안하여 제작하면 수출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흔히 중간광고가 나오면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경쟁체제에서는 시청률과 광고단가가 연계되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프로그램 질 향상에 노력할 것이다. 미국의 하이틴 시트콤 ‘프랜즈’는 30분짜리에다 중간광고가 있는데도 시청률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선정성이나 저질프로를 우려하지만 방송위원회의 엄한 제재가 감시하고 있다. 게다가 그런 비난의 프로에 광고주가 뒷돈을 대지도 않을 것이다.
요즘 광고시장이 워낙 어려운데다 방송광고가격의 규제로 인해 신문에 비해 방송광고 효과가 크다는 인식 때문에 방송에로의 쏠림현상이 심하지만, 규제가 없어지면 매체별 광고운영이 보다 합리적으로 되어 경쟁력 있는 신문은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서울대의 연구보고도 있다.
결론적으로 중간광고는 전체의 수요공급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광고의 효율을 기할 수 있으므로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글로발시대의 기준에도 맞는 것이다.
※위 내용은 광고정보센터 블로그 중
광고단체연합회 김동현전무이사의 블로그(http://myblog.ad.co.kr/dhkim)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